독일의 첼로재즈앙상블 살타첼로는 1996년 1집 이 이어 1998년 2집 를 발표하고 1999년 7월 첫 내한공연을 다녀갔다. 이 앨범은 그간의 성과물을 실황앨범으로 꾸미고, 내한공연 동안 있었던 갖가지 에피소드를 화보에 재미나게 꾸며 놓았다. 특히 실황앨범이면서도 24Bit/96Khz이라는 수준높은 음질을 구현해 콘써트 현장에 있는 듯 생생하며, 스튜디오 녹음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살타첼로는 국내 KBS, MBC, SBS 등 방송사들과 일간지를 비롯한 언론의 각별한 관심거리가 되기도 했다. '에스닉 리듬과 재즈컬러의 실내악이 주선하는 21세기 새로운 음악스타일', '진도아리랑, 나그네설움, 옹헤야, 강강수월래 등 한국음악의 세계화', '한국 음반사 해외아티스트 계약, 판권소유'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2000년 2월 두번째 내한공연에서는 강은일의 해금과 어울려 "양악기와 국악기, 서양의 곡조와 동양의 곡조는 서로를 붙들지 않고 상생케 하며 자연스러운 흥을 일구어냈다."는 평이다. 2001년 6월 월드컵시즌에 맞춘 세번째 내한공연에 오른 이들은 새해 벽두에 있을 세계음반박람회(미뎀)에서 대규모 콘써트로 세계인과 만난다. 세계인이 밟고 건너는 다양한 문화의 징검다리가 놓여졌다.
반짝 유행으로 우리 시대 하나의 그림자 키워드로 남는 재즈. 이제 제 속도, 제 모습, 제 흥취대로 재즈를 천천히 즐길 일이다. '살타첼로'의 이 라이브 음반에는 재즈로 새롭게 태어난 우리 음악 2곡이 들어 있어 반갑다. 한국 음반사가 기획해 세계 배급을 하는 덕이다. 두 문화가 만나 이뤄내는 결과가 이런 바람직한 융합으로 간다면 한국 문화를 세계에 수출하는 한 방법이 저절로 떠오르는 셈이다. <진도 아리랑>과 <나그네설움>을 재즈풍으로 편곡한 것을 들어보면 재즈란 것이 결국 '자유롭게 음을 담는 그릇'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 아리랑이 재즈가 되고, 재즈가 우리 대중음악이 되는 것이다. 7월2~4일 서울에서 첫 공연을 가진 '살타 첼로'는 소리꾼 장사익씨와 협연 무대도 열었다. "살아도 산 것이 없고, 죽어도 죽은 것이 없네"라고 <허허바다>를 노래하는 장씨를 '살타첼로'의 리더 페터 쉰들러는 "마에스트로"(거장)라고 놀라워했다. 피아노·첼로·베이스·색소폰·드럼과 어우러지는 노름마치의 사물은 입맛이 짝짝 붙듯 소리끼리 몸을 붙였다.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생각했던 동서양 음악, 섞일 수 없는 악기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재즈의 정신이 관객들을 흥청거리게 만들고야 말았다. 한겨레21 문화팀장 정재숙 jjs@mail.hani.co.kr -------------------- 독일의 다섯 남자가 제공하는 맛있는 Music Cocktail-살타첼로 살타첼로의 음악을 들을 때는 칵테일을 마시듯이 듣는게 좋은 것 같다 1.쟝르로 굳이 나눌려고 들지마라 글쎄, 이런 음악을 무슨 음악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많은 평론가들이 무슨 무슨 장르라고 편하게 나누어주는 가이드에 따라 듣던 우리 상황으로서는 참 난감한 상황이었다. 첼로가 주가 되는 재즈콤보 편성이라고는 하나 재즈라기하기에는 너무나 곽 짜인 질서정연한 음악이었고, 클래식이라기에는 재즈적인 화성의 전개와 리듬이 펼쳐지고 게다가 탱고에서 라틴음악, 우리나라 트로트와 민요까지 소화해버리는 잡식성? 게다가 연주자들 자체는 또 어떠하고? 장구까지 감질나게 쳐대는 드러머, 첼로를 켜다가 갑자기 베이스 핑거링주법으로 연주하는 첼로연주자 등. 색스폰은 전체악기와 조화를 이루는 클래식적인 색소픈연주가 있다가도 솔로파트가 오면 격렬한 애드립이 흘러나오고..활을 연주할때는 실내악단 같다가 손가락으로 튕길때는 재즈밴드 우드베이스 연주가 같은 베이스.평범한 것 같으나 어떤 패턴의 연주에도 잘 맞는 피아노등 흥미진진 그 자체였다. 당신들의 장르는 무엇인가 묻는 사람들의 질문에 답하는 이 밴드의 리더인 피터 쉰드러의 말이 맞는 것 같다 "그것은 살타첼로이다"라고. 살타첼로의 음악을 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은 클래식이다. 재즈다. 혹은 크로스오버다라는 식의 생각을 버리는 것이라고 본다. 여러 장르가 겹쳐진다는 크로스오버라고 할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무슨 장르와 무슨 장르가 섞였나는 식의 판단을 하느라고 제대로 음악을 들리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음악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음 이 부분은 클래식같은 분위기인데 음 이 부분은 재즈 같군. 음 리듬은 라틴음악인데 화성전개는 고전음악 같군. 이런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마치 칵테일을 마실 때 그 속에 무슨 무슨 술과 음료가 섞여있는가 생각하느라 칵테일 전체의 조화된 향과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각 악기 파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한 악기파트나 연주자가 돋보이는 것보다는 마치 미국 하드락 밴드인 톰페티 앤 핫브레이커 밴드처럼 밴드전체의 사운드를 즐기는 방향으로 곡들을 만들었다. 작곡자인 피터 쉰드러는 자신의 파트인 피아노도 담담한 반주악기로만 설정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다른 악기파트에 대한 배분과 조화는 말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2. 그러니까 장르간의 혼합으로 보다는 멀티컬쳐-음악이라고 보는게 좋은 것 같다. 가장 대표적인 멀티컬쳐-음악인 락을 예로 들어 생각해보자. 흔히 락음악을 흑인 블루스와 백인 컨츄리음악의 결합이라고 한다. 락음악을 크로스오버음악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미국에 이주한 유럽인들이 가져온 클래식 선율과 흑인들의 아프리카에서 가져온 집단요와 리듬가 충돌 융합되어 나온 흑인들 특유의 스케일인 블루스. 아일랜등인의 민요가 세월을 통해 섞이고 섞여서 자기 맛깔대로 발효되어서 만들어진 음악이다. 이는 기계조립같은 물리적인 결합이나 요즘 컴퓨터프로그래밍에서의 컴포넌트의 결합이 아니라 다양한 세대와 문화를 거쳐온 인간 감성의 충만함이다. 살타첼로의 음악도 락처럼 멀티컬쳐한 음악이다. 멀티컬쳐한 음악의 특성이라면 한 문화나 한 세대에 종속되기 보다는 인간보편의 심리에 기반을 둔 감성적인 음악들이라는 것이다. 이 30대 중반의 5명의 독일남자들이 좋아하는 음악은 과연 무엇이기에 이런 멀티컬쳐한 음악이 나오고 있는가. "먼저, 유럽음악에 특별한 장점이 있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유럽음악은 많은 개개의 스타일,수천세대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 미국 음악은 우리의 관점에서 매우 젊다.유럽음악의 전통은 그레고리안 합창서부터 스트라빈스키등까지 좀 더 오래되었다. 오래된 것이 장점이 될 수 있을까요? 아마도,모짜르트가 존 콜트레인보다 이해하기는 더 쉬울 수도 있겠지만. 이 점이 특별한 장점은 아니라고 본다.이백년전쯤에 유럽음악은 선도적인 위체 있었겠지만,오늘날 특히 클래식음악에는 다른 문화에서 온 많은 영향요소들이 필요하다" (뭉크뭉크와 인터뷰 발췌) "우리는 바흐의 투명함과 강력함을 좋아한다. 또한 제임스 브라운과 베토벤의 에너지, 브람스와 미셀 레그란드의 음악에서 나오는 감흥. 찰리 파커의 스윙, 그리고 힙합과 정글음악의 그루브를 좋아한다.좋은 음악이라면 언제 어디서 왔든 상관없이 언제든지 우리를 사로잡을 수 있다"(한국공연 팜플렛 중에서 발췌) 전문적인 클래식 교육을 받았고 대학에 강사로 출강을 나가는 이들이 테크노바에서 정글음악을 들으면서 춤추는 광경을 떠올리는 것이 쉽지 않을지는 모른다.(게다가 점잖은 무대매너를 보았던 한국의 관객들이야 더 상상이 안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런 음악적 편견 없이 모든 음악을 듣고 자신의 내부에 소화하여 뭐던지 자신의 것으로 새로 창조할수 있다는 이 자신감이야말로 창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3. 이 두 장의 멀티컬쳐 음반중 서너곡만 같이 들어볼까 l)RELAXIN' AT ODESSA -첼로 핑거링연주가 나오고 밴드가 화음을 전개하자 베이스가 첼로의 핑거링 연주를 다르게 재현/배킹하면서 전개되는 아주 드라마틱한 곡이었다.1,2집의 어떤 곡도 이 곡만큼 재즈적인 흥겨움을 보여주는 곡은 없는 것 같다. 2)"SIR JOE-바흐의 투명함과 강력함이라. 흔히 바하의 음악에는 리듬이 숨어 있다고 한다.레드제플린과 더불어 브리티쉬 하드락의 양대산맥인 딥퍼플의 음악을 듣게 되면-특히 바하의 추종자인 존 로드의 올갠-바하가 들리게 되는 것이나 프로콜 하럼의 White shadow of Pale같은 곡은 그대로 바하의 곡에다가 보칼멜로디를 붙여 사용하지 않았나.나훈아의 영영도 원곡은 바하의 자장가이고. "바하 전에 바하 없고 바하 이후에 바하 없다"는 이 작곡가의 무반부첼로곡을 살타첼로는 두 번째 음반인 SECOND FLUSH의 7번째 곡인 "SIR JOE"에서 아주 익살스럽게 전개한다. 볼프강 쉰들러는 활이 아닌 핑거링기법으로 것이 재미있게 연주하는데 세상에 첼로 무반주곡이 반즈로 사용되다니..곧 나근나근한 페터 레헬의 섹스폰이 쏟아지는 것을 듣게 되다니..작곡자인 피터 쉰들러의 얌전하고 공손하던 무대매너가 눈 앞에 떠올라 웃음이 나오기까지 했다. 이 진지하기만 하던 5명의 남자의 익살스러움이 다가왔다. 3)Latin Side Up-라틴음악을 재즈에 도입해서 보사노바가 나왔고 락에 도입해서는 산타나로 대표되는 라틴락이 나왔다. 살타첼로가 여기에서 한 몫 할려는지 클래식적 전개로 흥겨운 라틴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첫번째 시디의 이 곡을 들고 나서 두 번째 살타첼로의 음반인 "탱고를 조심하라"로 넘어가 보아라 4)첫 번째 음반에서의 그리고 피아졸라-크레이머로 익히 알려진 클래식-탱고연주곡들보다는 이들이 "탱고를 조심하라(Beware of the tango)"라고 같이 선언을 하며 끝나는 Beware of the tango는 훨씬 더 흥겹다. 즉 춤추기 위한 탱고에 가까운 것 같다. 자신은 들려주기 위한 탱고만을 만들뿐이라고 선언한 피아졸라와 힙합도 듣는다는 이들 젊은(?) 밴드들이 만든 탱고와는 역시 다른 것이었다.이번 한국내한공연에서 협연한 기주희씨의 바이올린도 몇 번 맞추어보지 못했을것이 분명함에도 아주 오래된 밴드의 일원처럼 훌륭했다. 5)Dawn Chorus(나그네 설움)은 원곡을 편곡했다기 보다는 원곡의 멜로디에서 모티브를 따와서 새로이 작곡한 곡으로 보는 것이 듣기에 편할 것이다.반주가 나오면 들으면서 따라 부른다는 기분으로 들으면 당황되는 곡이기 때문이다.게다가 망향의 설움을 가지고 부르는 우리 트로트의 고전인 이 곡을 피터쉰들러는 아주 다르게 해석을 하고 있는데 오해가 만드는 명편곡-작곡도 재미있을 수 있다. "이곡은 내게 아침에 듣든 새들의 지저귐처럼 들렸다.새들은 지저귀며,느긋하다." (피터 쉰들러-공연팜플렛중에서) 6)진도아리랑-태평소와는 분명히 다른 감(?)을 주는 테너 섹소폰이 주멜로디를 변용하지 않고 연주하다가 그 다음은 피터 레헬의 나름의 해석이 담긴 색스폰 에드립으로 완전히 달려나가버린다. "그 집요한 형태는 유럽식 파사카리아(3박자의 조용한 춤)와 같다. 그것은 원이다.몇시간이고 돌고 도는 그리고 모든 뮤지션들이 이러한 패턴으로 즉흥연주를 할 수 있다" (피터 쉰들러- 공연팜플렛중에서) "이 두 작품들을 편곡하는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다. 오리지널을 듣고,무엇을 할지 한번에 알수 있었다. 가치 있는 것은 항상 처음에 느낀 인상인 것이다. 4, 음악을 듣는다는 것, 그 것은 즐긴다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즐길려면 편하게 아무런 편견 없이 받아들여라. 살타첼로의 음악은 편견 없이 선입견 없이 들으면 아주 편하게 다가오는 "살타첼로"라는 쟝르이다. 글. 정호영 --------- 자유로운 음악 재즈, 자유로운 연주 살타 첼로 Salta Cello Live in Seoul 얼마전 한 후배에게서 재즈만 녹음된 테입을 선물받았었다. 그 중 살타 첼로의 'Song of The Moon을 듣고, 그 중후한 음색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음반 매장에 진열된 산뜻한 앨범 자켓을 보고, '아. 발랄한 음악을 연주하겠구나.'하는 짐작을 뒤엎었기에 나의 놀라움은 더욱 컸었다. 그런 살타 첼로의 음악을 다른 곳도 아닌 서울에서 열린 연주회, 앨범의 라이센스도 한국 음반사가 소유한 'Salta Cello Live in Seoul'을 통해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더군다나 우리 노래인 '진도 아리랑'과 '나그네 설움'을 살타 첼로가 편곡하고 재즈적인 터치를 가미해서 들을 수 있게된 것이 나로서는 너무 흐뭇할 따름이다. 라이브라서 레코딩에선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그들의 깔끔한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그런 불만은 이내 사라져 버린다. 더블 CD로 구성된 이 앨범은 'Song of The Moon'처럼 무거운 노래외에도 가볍게 몸을 흐느적 거릴수 있는 음악까지 다양한 레파토리가 장점이지 싶다. 이번 앨범에 대한 소개는 직접 들어보라는 말로 대신 하고플 따름이다. 기본적으로 세종류의 악기만 있어도 연주가 가능한 재즈를 피아노, 첼로, 베이스, 색소폰, 드럼 모두 다섯개의 풍부한 음색으로 연주하는 살타 첼로의 이번 앨범. 기대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글. 장재춘 (jc1002@user.alph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