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IF”에 빠져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플레이 버튼을 누른지 채 3초가 걸리지 않았다. 물론 앨범커버 라인업에 디노 살루지 (Dino Saluzzi)라는 대가의 이름이 내 눈을 끌긴 했지만. (사실 디노 음반들은 난해한 앨범들이 꽤 된다) “IF”는 4장으로 구성 되었으며 곡명에서는 작곡가의 철학적인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이 메시지는 음반의 뒷면, 열 곡의 타이틀에 답이 있다. 단어의 자간과 마침표 혹은 쉼표를 뜯어보면 네 개의 문장으로 연결되며, 우리는 한편의 시를 만난다. 타는듯한 탱고의 멜랑꼬리로 시작하는 반도네온 솔로를 받아 우수에 젖은 클라리넷 솔로가 이어지고 피아노와 함께 리듬섹션이 가세하면서 몇 번의 절정을 넘기고서야 은 깨어나 집에 다다른다. 2장은 철학적인 한 문장이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듯 하다. <If I think of it, It’s all there.>는 3개의 트랙으로 나뉘며 곡명에서 느끼듯이 ‘내가 꿈꾸면 그것은 모두 거기에 있다’. 라고 노래한다. 3장은 <Children play, An intrigant melody, Moving somewhere. >로 구성되며 유대 민속음악의 선율인 클레즈머의 발랄한 춤곡과 전위적인 아랍 멜로디가 교차하며 몽상적인 분위기를 돋는다. 4장은 <You should stay Where you belong.> ‘당신이 머물고 있는 곳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자문하면서 안달루시아 공기를 마시며 누오보 탱고에게 인사를 한다. “IF”는 반도네온의 거장 디노 살루지를 축으로 존 루오코의 클라리넷이 채색된 아름답고 세련된 그리고 포착 할 수 없는 멜랑꼬리와 매혹적인 멜로디즘이 있다.
Myriam Alter
이쯤 되면 “If”의 작곡가 미리엄 알터(Myriam Alter)가 어떤 여자인지 매우 궁금하다. 미리엄은 특이한 이력이 이채를 띤다. 그녀는 벨기에 출신으로 8세부터 클래식 음악교육을 받으며 클래식 피아니스트로 길들여졌다. 그러나 그녀는 15세에 피아노를 그만두고 학업에 몰두해 브뤼셀대학에서 심리학 면허를 취득한다. 또 대학 졸업 후에는 광고회사에서 일했고 댄스 스쿨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녀의 나이 서른 여섯이 되던 해 미리엄은 그녀의 첫사랑인 음악으로 돌아와 재즈 5중주를 결성해 3장의 음반을 발매하면서 유럽 재즈계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If”는 2002년에 발매한 그녀의 4번째 앨범으로 유럽평단에서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Jazz thing: “올해의 음반”, Jazzman: ****, Jazz Hot: Sélection, Jazzthetik: ****, Image Hifi: First choice, Fono Forum: **** 등에서 찬사가 이어졌으며 대중과 비평가들은 그녀의 음악을 한결같이 “따뜻한 음악”이라고 평했다.
Where is There - Myriam Ater
미리엄의 5번째 앨범 "Where Is There"는 “If”의 연장선이다. 그녀의 선택은 국내에도 개봉된 스페인 영화 ‘그녀에게’에서 첼로를 연주한 브라질 최고의 첼로 연주가 자크 모렐렌바움(Jaques Morelenbaum)이었다. 그는 확실한 삼바 필링의 소유자며 실내악에 이해가 깊은 MPB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미리엄은 위의 두 앨범에서 작곡가로서 곡을 위촉할 뿐 피아노 연주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클래식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긴 하지만 재즈에서는 드문 일이다. 그녀는 자기의 작품을 연주해 줄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필요했던 것이다. 미리엄의 가족은 스페인계 유태인(Sephardic Jews)으로 다문화 가정 속에서 자랐다. 그녀는 라틴, 이태리, 오리엔탈, 스페니쉬, 남아메리카 그리고 클래식까지 모든 종류의 음악을 받아드린다. 피아노 연주가로서 그녀는 클래식 음악 안에서 길들여졌지만 마침내 재즈에서 그녀의 길을 찾았다. 그녀의 "If"는 모든 문화의 영향을 받은 그녀의 이야기다. 미리엄 알터는 말한다. Where is there… 이제 당신이 그녀의 음악에서 답을 찾을 차례이다. 음악 평론가 이서은.
백문이 불여일청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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