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을 훔쳐갈 마법의 재즈, 올해 발매된 는 수지 힐가드의 총 다섯 번째 앨범이자 독일의 유명 재즈 레이블 엔자에서 발표한 세 번째 앨범이다. 실험성과 팝의 경계 어딘가에서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던 그녀가 이번에 선택한 것은 다름 아닌 스탠더드 앨범이다. 스탠더드라는 꼬리표를 달아놓긴 했지만 이 앨범에서는 일반적으로 생각해왔던 스탠더드와는 또 다른 사운드와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본작은 수록곡 리스트에서 전작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Love For Sale’, ‘When I Fall In Love’ 등의 인기 있는 스탠더드 곡들부터 밴 모리슨의 ‘Moondance’, 영화 <쉘부르의 우산>의 주제곡인 ‘Les Parapluies Des Cherbourg’ 등 힐가드의 앨범 중 가장 대중적인 선곡을 취하고 있는 것. 다소 의외의 선곡인데 이것은 단지 ‘외향 상’만 그러할 뿐이다. 그녀는 대니쉬 라디오 빅밴드, 알도 로마노(보컬로 참여), 두 명의 트럼본 솔리스트 등과 본작을 함께 녹음했는데 곡마다 이들을 모두 기용하지 않고 곡 성격에 맞춰 선택적으로 참여시키고 있다. 한편 일렉트로닉스를 이용, 곳곳에 실험성을 부여한 것 역시 돋보인다(강대원, 재즈평론가).” 이렇듯 본작의 매력은 익숙함과 새로움이 어울려 춤추는 어떠한 접점에 담겨 있다. 이러한 변화를 일궈내는 데에 일조한 여러 게스트들이 있는데 그 중에도 알도 로마노의 참여는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프리 재즈 드러머인 그가 ‘Les Parapluies Des Cherbourg’와 ‘Baby Its Cold Outside’의 레코딩에 보컬로 참여했다는 사실이 꽤나 흥미롭다. 여기에 데뷔 앨범 ‘My Female Family’를 프로듀싱 했던 캐스퍼 윈딩의 참여는 프랑스적인 터치로 우아함을 더했다. 또한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Baby It’s Cold Outside’에 참여한 덴마크 라디오 빅밴드의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현재 빅밴드 형식의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는 그녀의 다음 작품이 손꼽아 기다려짐은 물론이다. 언론에서 그녀를 묘사하기 위해 인용된 Bjork, Joni Mitchell, Tori Amos, Portishead, Bill Evans, Keith Jarrett 등의 다양한 아티스트의 이름을 발견했다면 이제 그녀가 가꿔온 ‘Magic Words’의 주문에 아무 저항 없이 빠져들어 봄이 어떨까. 마지막으로 재즈평론가 박경씨의 말을 들어보자. “전작들이 허공 위의 아름다움을 그렸다면 이번 앨범은 지상에 발을 디딘 형국이나 역시, 그녀가 그리는 속세는 그리 경박하지 않다.” 누가 뭐래도 그녀는 ‘수지 힐가드’니까.

Susi Hyldgaard – vocal, piano, keyb, accordeon; Jannik Jensen – b; Carsten Sønderskov – dr, electronics Niels Gerhards – tb; Erling Kroner – tb; Aldo Romano - vocal Kasper Winding - keys Danish Radio Big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