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역에 맞게 신체를 자유자재로 바꾼다고 해서 '육체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크리스찬 베일 주연
2005년, [배트맨 비긴즈]
데니스 오닐(Dennis O'Neil, 1939~)의 <더 맨 후 폴즈>, 프랭크 밀러의 <배트맨 이어원>, 제프 로브(Jeph Loeb)의 <롱 할로윈> 등 원작 코믹북의 스토리라인에 충실하게 배트맨을 재탄생시킨 영화다.
배트맨의 역할을 맡은 크리스찬 베일(Christian Bale, 1974~)은 [아메리칸 싸이코] 등의 영화에서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였고, 역대 배트맨 중 원작자 밥 케인(Bob Kane, 1915~)의 배트맨과 가장 닮은 인물이기도 했다. 캐스팅에 있어서는 전작들 못지않게 화려해 최고의 악역배우로 명성이 자자한 게리 올드만(Gary Oldman, 1958~)이 제임스 고든(James Gordon) 역을 맡았고, 여기에 모건 프리먼(Morgan Freeman, 1937~)과 마이클케인(Michael Caine, 1933~)등의 관록있는 명배우들이 가세했다. [쉰들러 리스트] 등을 통해 연기파 배우로 명성을 쌓으며 [스타워즈 에피소드 1]에서는 마스터 제다이인 퀴곤 진으로 열연해 영웅의 멘토에 가장 어울리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리암 니슨(Liam Neeson, 1952~)이 헨리 듀카드(Henri Ducard, 라스 알굴)역을 맡았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악당 라스 알굴은 데니스 오닐과 닐 아담스(Neal Adams, 1941~)가 60년대 TV 쇼 배트맨의 그늘에서 벗어나 어두운 다크나이트로 배트맨을 복귀시키기 위해 창조했던 캐릭터이기도 해서 묘한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1970~)의 배트맨은 팀 버튼의 판타지 감각의 배트맨이나 아동용 특촬물을 연상시키는 조엘 슈마허의 배트맨과 달리 리얼리티에 바탕을 둔 무게있는 이야기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보름달 위에 박쥐떼가 모여드는 장면, 모노레일이 뻗어있는 고담시의 모습, 살해당한 부모의 시체 위에서 멍하니 앉아있는 브루스 웨인의 모습, 수리검처럼 사용하는 배트랑(batrang), 박쥐떼가 경찰들을 뒤덮는 장면 등 영화속에는 <배트맨 이어원>에서 가져온 장면들이 수없이 등장한다. 동굴 아래 떨어진 어린 브루스 웨인이 박쥐와 만나는 장면은 <다크나이트 리턴즈>가 원작이며, 배트맨이 타고다니는 '텀블러'도 <다크나이트 리턴즈>의 탱크와 흡사하다. 스케어크로우(Scarecrow)에게 당해 쓰러졌다가 깨어나는 장면 등의 원작은 <헌티드 나이트>다.
2008년, [다크나이트]
배트맨이라는 타이틀이 붙지 않은 최초의 배트맨 영화다.[다크나이트] 최고의 스타는 뭐니뭐니해도 역대 최고의 조커로 열연을 펼친 히스 레저(Heath Ledger, 1979~2008)였다. 히스 레저는 앨런 무어(Alan Moore, 1953~)의 <킬링 조크>, 그랜트 모리슨(Grant Morrison, 1960~)의 <아캄 어사일럼> 등의 원작 만화를적극 참고해 연기했다고 전해지며, 갑작스런 죽음으로 그의 유작이 된 이 영화를 통해서 고인으로서는 드물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까지 수상했다. 이야기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랄 수 있는 투페이스 역은 에론 에크하트(Aaron Eckhart, 1968~)가 맡았으며, 전편에서 스케어크로우로 부각되었던 ‘공포’라는 주제는 ‘영웅의 정체성’과 ‘선악의 양면성’에 관한 주제로 이어졌다. [어벤저스]에 의해 기록이 깨어질 때까지 역대 슈퍼히어로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수익을 올린 영화로 기록되었다.
배트맨, 하비덴트, 제임스 고든이 지붕위에서 만나는 장면은 제프 로브와 팀 세일의 <롱 할로윈>에서 가져온 것이며, 조커가 거짓말처럼 늘어놓는 자신의 옛 이야기는 <킬링 조크>와 <매드 러브>에서 가져온 것이다. 조커가 유치장에 갇힌 장면과 추락사하는 장면은 조커 데뷔 당시의 <배트맨 1호>의 장면을 재현한 것이었고, 취조실 장면과 조커가 칼로 배트맨을 찌르려는 장면 등은 <킬링 조크>에서 가져왔다.
2012년, [다크나이트 라이즈]
크리스토퍼 놀란의 2010년작 [인셉션]에 출연한 톰 하디(Tom Hardy, 1977~)가 메인 악당인 베인 역을, 헐리우드의 미녀 스타인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 1982~)가 캣우먼 역을 맡았다.
베인이 배트맨을 궁지에 빠뜨리고 결국 그의 허리를 부러뜨리는 <나이트폴>, 오랜 공백 기간 후 복귀하여 고담을 되찾는 <다크나이트 리턴즈>, 갱단으로 인해 무법천지로 변하는 <노 맨스 랜드> 등의 만화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어벤저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더불어 2012년 극장가에 슈퍼히어로 돌풍을 불러일으킬 영화로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