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JA ENJA9537-2 (1CD)]

PASCAL SCHUMACHER - HERE WE GONG

Pascal Schumacher Quartet (파스칼 슈마허 퀄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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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시 2,400원 적립)

카테고리 재즈

 
C vibraphone
Franz von Chossy piano
Christophe Devisscher bass Jens Duppe drums
 
Tracks:
1. White Surface 01:54 | 2. Glace, Casse 06:48 | 3. Kicking The Leaves 07:01 | 4. There Are No Other Words 04:05 | 5. Gongs And Roses 00:50 | 6. Peanut Butter And Jelly 05:29 | 7. With The Wind 01:48 | 8. Sing 06:23 | 9. Bright Wings 06:21 | 10. Here We Gong 01:04 | 11. In Transit 04:54 | 12. Oy 04:34 | 13. Elegy With A Touch Of Irony 05:43
파스칼 슈마허 (Pascal Schumacher)
 
유럽 재즈의 신성新星 파스칼 슈마허 Pascal Schumacher 100여 년의 역사를 거느린 재즈가 지닌 가장 큰 특성은 바로 다양성이다. 흔히 사람들은 재즈를 생각할 때 특정 이미지만 떠올리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피상적인 관찰에 따른 오해일 뿐이다. 만약 나에게 재즈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삶의 모습처럼 수많은 표정을 지니고 있어서 하나의 정답 찾기는 오래 전에 포기했다고 일러줄 참이다. 이렇듯 재즈 안에 넓은 세상이 자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유럽 음악인들의 역할도 컸다. 그들은 미국에서 전해진 재즈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재현해냈고, 1980년대 이후 적지 않은 부분에서 헤게모니를 넘겨받았다. 물론 아직도 재즈의 중심은 뉴욕이다. 하지만, 이 현실이 지탱되는 핵심 요인 중 하나가 역설적으로 유럽 재즈의 견제력이다. 룩셈부르크 출신의 비브라폰(vibraphone) 연주자 파스칼 슈마허(Pascal Schumacher)는 유럽 재즈의 넓은 저변과 막강한 위용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할 음악인이다. 2013년 10월, 첫 한국 투어를 앞두고 있는 그와 이메일로 대화를 나누었다. 본격적인 재즈 연주자로 활동을 시작한지 어느새 10년. 현재 재즈계를 주름잡고 있는 유럽 출신의 많은 연주자들이 그러했듯, 그 또한 대학에서 클래식 음악을 공부했다. 재즈 뿐 아니라 무용과 연극, 그리고 실내악 작곡 등에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데, 이는 다양한 어법이 공존하는 현대 재즈에서, 더구나 유럽 재즈에서 꽤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재즈에 국한하여 되짚어 보면, 이미 그는 자신이 이끄는 쿼텟을 통해서만 다섯 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클래식 음악과 재즈의 한복판, 그 어느 지점에서 교묘한 줄타기를 하는 중이다. “2012년의 시점에서 생각해 볼 때, 나름대로 그럴 듯한 재즈 어법을 찾기 위해서는 오히려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오늘날 재즈를 연주하기 위해 익혀야 하는 기술적인 부분이나 배경 지식 등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있죠. 60년 전의 재즈를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더구나 나는 유럽 출신이고, 자연스레 내 음악의 뿌리는 미국의 블루스나 스윙보다 클래식 음악에 가까울 수밖에 없으니까요.” 실제로 그가 여러 작품을 통해 보여준 곡들은 구조적으로 매우 치밀하고 탄탄한 양상을 보여준다. 하나에서 열까지 매우 잘 계산된 인상이랄까.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유기적으로 잘 짜여 있다는 사실은 파스칼 슈마허의 음악이 지닌 첫 번째 매력이다. 만약 전통적인 모던 재즈에 익숙해 있는 사람이라면 현대 재즈의 한 꼭짓점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고, 이미 동시대 재즈의 넓은 어법에 빠져 있는 사람이라면 또 하나의 주목할 연주자를 발견한 기쁨에 흐뭇한 미소를 지을 것이다. 나는 작곡에 대한 그의 기본 마인드가 어떤지 궁금했다. “물론 작곡할 때 신경 쓸 부분은 대단히 많습니다. 가능하면 많은 것을, 그리고 흥미로운 것을 담기 위해 노력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그럼에도 내가 가장 중시하는 건 멜로디 그 자체입니다. 나는 그녀[불어처럼 명사(名詞)의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경우, 멜로디(melodie)는 여성이다. 파스칼 슈마허는 이를 염두에 둔 채 멜로디를 ‘그녀’라 표현했다―필자 주]에게 가장 핵심적인 권한을 주려고 노력해요. 말하자면 멜로디는 음악의 영부인인 셈입니다.” 흔히 재즈에서 작곡의 의미가 간과된 채 거론되는 경향이 있지만, 이 또한 옳은 시각이 아니다. 세상의 ‘모든’ 음악은 작곡에서 출발한다. 다만 그것을 풀어내는 방법이 다른 것이다. 말하자면 재즈는, 작곡된 기본 테마를 즉흥 솔로 연주로 풀어내는 과정이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기에 마치 작곡이 덜 중요한 것처럼 얘기됐을 뿐이다. 이야기를 비브라폰 연주로 옮겨봤다. 실로폰처럼 말렛으로 음정판을 두드려 연주하는 비브라폰은 더없이 매혹적인 소리를 지녔다. 그러나 많은 연주자를 찾을 수 없는,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악기이기도 하다. “대학에서 공부할 때부터 제 전공은 타악기였습니다. 어느 시점이 되면 누구든 하나의 전문 악기를 정해야 하죠. 함께 공부한 동창 중에는 록 드러머가 된 친구도 있고, 교향악단의 팀파니 연주자가 된 친구도, 컴퓨터로 디지털 타악 연주를 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나는 타악기를 전공하면서도 특히 멜로디를 다루고 싶었어요. 그래서 비브라폰을 택했고, 점차 즉흥연주의 매력에 빠지게 되면서 재즈를 연주하게 된 겁니다.” 파스칼 슈마허는 비브라폰의 매력이 “매우 독특하면서도 끊임없이 많은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신비로운 사운드”에 있다고 덧붙였다. “리듬과 하모니, 그리고 멜로디의 조합을 만들어내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악기가 온갖 장점만으로 가득한 건 아닐 터다. “불편한 점이 많아요. 음역이 세 옥타브에 불과하다는 게 문제죠. 특히 낮은 음역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악기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는 것도 단점이고, 무엇보다 페달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연주할 땐 한 발로 서 있어야 한다는 게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러한 난제 탓인지 역사적으로 비브라폰을 연주한 이들은 많지 않았고, 그만큼 명인의 반열에 오른 이들도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의 마음속에 자리한 비브라폰의 영웅은 누구일까. “개인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은 데이비드 프리드먼(David Friedman)입니다. 나는 그가 진정으로 비브라폰을 위해 태어난 인물이라 생각해요. 물론 좀 더 일반적인 관점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비브라폰 연주자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밀트 잭슨(Milt Jackson)이라 답하겠습니다. 그가 솔로 즉흥연주에서 들려준 프레이징과 멜로디의 감각은 음악 어법의 모든 면에서 정말 대단했죠. 한 소절만 들어도 그의 것인지 바로 알 수 있으니까요.” 희소성이 높은 악기인 만큼, 오늘날 비브라폰 연주자가 리더로 자리한 밴드는 매우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파스칼 슈마허는 10년 동안 자신의 쿼텟을 이끌었다. 이 밴드의 음악은 전체적으로 매우 잘 짜인 각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적절한 순간에 반전이 튀어나오고, 그럴 듯한 인상의 캐릭터가 분위기를 이끄는가 하면 이내 새로운 플롯이 끼어들어 음악 듣는 재미를 더한다. 현대 재즈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유럽 재즈의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근년 들어 파스칼 슈마허 쿼텟의 음악은 그 중에서도 특히 두터운 신뢰를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에서 유통 중인 이 쿼텟의 앨범은 두 장, [Here We Gong](2009)과 [Bang My Can](2011)이다. 피아니스트 제프 네브(Jef Neve)와 함께한 듀오 [Face To Face](2010)도 빼놓을 수 없다. 모두 독일의 엔자(Enja) 레이블이 제작했다. “우리 쿼텟은 다분히 집단적인 체제로 운영됩니다. 다른 멤버들이 나를 보완하기 위해 존재하는 건 원하지 않아요. 1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참 다양한 음악을 시도해 봤습니다. 룩셈부르크 출신인 나를 비롯해서 독일과 벨기에의 연주자들로 이루어졌죠. 모든 멤버들이 작곡에 참여하기 때문에 훨씬 풍부하고 다양한 면모를 드러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Face To Face]에 등장한 피아니스트에 대해서도 좀 더 설명이 필요하겠다. 이 앨범은 시각에 따라 재즈로, 혹은 현대 클래식 음악으로도 읽어낼 수 있는 많은 요소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곡 작업을 중심으로 판단한다면, 이 앨범 속의 파스칼 슈마허는 마치 ‘사랑에 빠진 수학자’와 같다. 냉철한 이성과 한없이 낭만적인 서정이 효과적으로 어우러진 작품이다. “제프 네브는 사실 우리 쿼텟이 처음 결성됐을 때부터 5년 동안 함께했던 피아니스트입니다. 물론 지금도 아주 가까운 친구로 지내고 있죠. 벨기에에서 재즈와 클래식 음악을 동시에 전공한 대단한 인물입니다. 타고난 감각의 작곡가이고, 매우 독창적인 시선과 왕성한 창작욕을 지닌 음악인이죠.”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과 LIG 아트홀, 그리고 EBS 스페이스 공감 등의 공연으로 구성될 이번 한국 투어를 위해 파스칼 슈마허는 쿼텟의 멤버들을 모두 대동한다. 우리에게 들려줄 음악은 [Here We Gong]과 [Bang My Can] 등, 두 장의 앨범에 실린 곡들이 중심을 이루는데, 아직 발표하지 않은 신곡도 포함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꼭 해보고 싶은 작업이 “비브라폰 협주곡의 작곡”이라 밝힌 파스칼 슈마허에게 조금은 엉뚱한 질문을 하나 던져봤다―만약 이미 세상을 떠난 과거의 연주자들을 부활시켜 새로운 밴드를 만든다면 파트별로 어떤 연주자들을 선택하고 싶은가. 흥미로운 대답이 이어졌다. “(비브라폰 쿼텟의 전설적인 밴드인) 모던 재즈 쿼텟(Modern Jazz Quartet)의 피아니스트 존 루이스(John Lewis)와 베이시스트 퍼시 히스(Percy Heath), 그리고 드러머 코니 케이(Connie Kay)가 어떨까요? 비록 내 연주가 밀트 잭슨에 미치진 못하겠지만, 그처럼 막강한 위용의 밴드와 함께하는 기쁨을 누려보고 싶군요. 그런데, 모던 재즈 쿼텟은 1952년에 결성됐죠. 우리 쿼텟은 그로부터 정확히 50년 뒤인 2002년에 만들어졌고요.” 앞으로 오랫동안, 우리는 파스칼 슈마허의 행보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들을수록 매력적인 작곡에 오차 없이 착실하게 이어지는 연주는 현재의 그를 상징한다. 그리고 좀 더 다양한 편성과 구성을 통해 결국 그는 유럽 재즈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핵심 인물로 자리를 굳힐 것이다. 아니, 우리에게 본격적인 소개가 이제 막 이루어지고 있을 뿐, 파스칼 슈마허의 음악은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믿음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곧이어 우리 앞에 펼쳐질 라이브 무대를 통해 그 기대가 명료한 현실로 기록되길 바란다. 김 현 준(재즈비평가/EBS 스페이스 공감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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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SCAL SCHUMACHER - HERE WE GONG
      Pascal Schumacher Quartet (파스칼 슈마허 퀄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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