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통 받는 음악가 발데마르 바스토스
앙골라의 격변기 1954년에 태어난 발데마르 바스토스는 천부적인 재능과 노력으로 자국 내에서 일찍이 독보적인 아티스트로 인정받지만 자유와 독립을 노래한다는 이유로 고등학교 시절부터 식민 지배국 포르투갈 비밀경찰 (PIDE)로부터 문제 인물로 지목, 정치적 누명을 쓰고 옥고를 치른다. 그런 와중에 카네이션 혁명에 의해 조국이 해방되고 소련의 지원을 받던 독립투쟁단체 MPLA가 정권을 잡는다. 하지만 MPLA정권이 사회주의 체제를 지지하지 않는 예술가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자 발데마르는 신변의 안전을 위해 리스본으로 망명하여 브라질, 독일, 포르투갈 등을 전전하며 유배의 세월을 보낸다. 발데마르는 스스로 자신의 음악이 모순의 과잉 상태에서 비롯된다고 밝힌 바 있다. 아프리카 앙골라의 민족 혼을 노래하는 가수이지만 그토록 사랑하는 조국을 떠나서 노래할 수밖에 없는 고통과 이율배반의 삶이 음악에 담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한 유배자의 음악적 성공과 앙골라에 찾아온 평화
하지만 유배자의 떠도는 삶이라는 개인적인 고통이 역설적으로 세계에 그의 음악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브라질 에미뻬베(MPB, 브라질 대중음악)의 거장이자 그 역시 독재 정권에 대립해온 작가이자 음악가 쉬쿠 부아르키, 록 밴드 토킹 헤즈의 전 리더이자 세계적인 월드 뮤직 레이블 루아카 밥의 창립자 데이비드 번 등을 만나며 그의 서정적이고 개성적인 음악을 세계에 알리게 된다. 특히 그의 네 번째 앨범 Pretaluz : Blacklight이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크게 성공하고 십 년 동안 최고의 월드 뮤직 앨범 중 하나(뉴욕 타임즈), 올해의 떠오르는 아티스트(미국 월드 뮤직 어워즈) 등 전세계의 극찬을 받는다. 그러던 중 마침내 반군지도자 사빔비과 함께 앙골라에 평화 협정이 맺어지고 발데마르는 비로소 앙골라 정부의 공식 초대를 받아 사랑하는 조국과 국민 앞에서 평화와 기쁨의 노래를 부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