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프리뷰]국내 선보이는 정통 집시음악 -주간경향- 2021-06-24

    집시음악의 명가로 알려진 신티뮤직의 음반은 올해 들어서만 7종이 국내에 출시됐다. 네덜란드 남부 누에넨에 본거지를 둔 신티뮤직은 2003년에 설립된 이래 집시음악인을 후원하며, 집시 축제와 공연, 음반 발매를 지원하는 레이블이다. 집시음악과 재즈의 결이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집시 재즈’를 창시한 벨기에 태생의 재즈 기타리스트 장고 라인하르트가 바로 이 신티뮤직의 대표 음악인이었다. 이번에 발매된 로젠버그 트리오의 〈라 파밀리아(La Familia)〉 앨범 역시 라인하르트의 전설적인 집시스윙 성향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리드 기타를 맡은 스토첼로 로젠버그, 리듬 기타에 노체 로젠버그, 콘트라베이스 노니 로젠버그로 구성된 이 트리오는 모두 네덜란드의 집시음악 가문 로젠버그 가문의 일원이다. 노체와 노니가 형제이고 스토첼로는 이들 형제와 사촌 사이로, 이번 음반에서는 보컬과 더블 리드기타를 맡은 자니와 모제스까지 합류시켜 로젠버그 집안의 음악적 역량을 집대성한 듯한 인상까지 더했다.

     

    인도 북부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진 집시 민족은 크게 세 갈래의 집단으로 구분된다. 첫 번째 집단은 발칸반도 일대와 헝가리 등 주로 동유럽을 중심으로 거주하는 ‘로마니’라는 사람들이고, 두 번째는 독일과 네덜란드에 많이 거주하는 신티 민족이다. 남부 프랑스와 이베리아반도에 많이 정착한 세 번째 집단인 칼레 민족까지 저마다 음악적으로도 각기 개성을 뽐낸다. 이번에 국내에 소개된 집시음악 앙상블 ‘타보르(TABOR)’는 이 가운데 로마니와 신티 민족의 특색있는 집시음악을 융합해 선보인다.

    타보르의 음반 〈오치펜(o’dschipen)〉은 타이틀부터 ‘삶’ 또는 ‘생명’을 뜻하는 로마니어로 붙였다. 신티와 로마니 음악을 확장한 새로운 영역을 탐색하는 이들은 신티의 고유한 감성을 발전시킨 집시스윙 곡들 못지않게 로마니어로 된 정통 집시음악을 노래하기도 한다. 스윙재즈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집시스윙을 거쳐 로마니 집시음악까지 연결되는 음악적 스펙트럼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음반이다. 한편 로마니어로 모든 노래를 만들어넣은 이들의 다른 앨범 〈텔리 리치타(Teli Lichta)〉도 함께 발매됐는데, 집시의 뿌리를 찾는 그들의 음악적 열정에 관심이 있다면 같이 감상하며 비교해봐도 좋을 것이다.

    오언 대중음악평론가

     

    https://n.news.naver.com/article/033/0000042616?fbclid=IwAR0HNEc07IVfkAm7RN3blMnL1yIyG1nm8sRFTwSgdbgLFfd5m274cu6RUu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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