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래하는 새’ 에바 캐시디 LP·CD 출시…죽음 후 꿈을 이룬 천사의 목소리 -스포츠동아- 2020-10-19

     
    죽음 후, 새는 노래하기 시작했다.
     
    ‘노래하는 새’ 에바 캐시디(Eva Cassidy·1963~1996)의 LP, CD가 출시됐다.
     
    미국 워싱턴시 근교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에바 캐시디는 낮에는 보육원 정원사로 일하고 밤에는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는 시골의 평범한 가수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자기가 좋아하는 모든 곡을 마치
    자신의 노래처럼 만들어 부르는 능력이 있었고, 그것은 스치듯 한두 소절만 들어도 사람들로 하여금
    “누구야?”라고 묻게 만드는 불가사의한 매력이었다.
     

    1996년 33세에 요절한 에바 캐시디는 생전에 척 브라운과 듀엣 음반 ‘The Other Side’(1992), 라이브
    솔로앨범 ‘Live at Blues Alley’(1996)를 냈다. 아쉽게도 수많은 데모 테이프를 가지고 음반사를 전전
    했으나 환영받지 못했다.에바 캐시디는 1996년 7월 음반 발매기념 공연 중 악성흑색종 진단을 받고,
    두 달여 뒤 워싱턴 베이유 클럽 공연서 애창곡 ‘What A Wonderful World’ 와 ‘Over the Rainbow’를
    불렀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무대였다.
     
    꺾인 꽃 같았던 에바 캐시디의 꿈은 그의 죽음 후 기적같이 피어나게 된다.
    ‘Live at Blues Alley’ 앨범이 그가 사망한 한 달 후에 열린 워싱턴시 주최 음악 시상식에서 올해의
    아티스트와올해의 앨범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사망 1년 뒤인 1997년 발표된 미발표 스튜디오 레코딩
    ‘EVA BY HEART’와 1998년의 앨범 ‘SONG BIRD’를 통해 그의 이름은 조금씩 대중에게 알려지게 된다.
    이전까지 발표된 3장의 앨범에서 선곡한 베스트 앨범 형식의 ‘SONG BIRD’가 2000년 봄 영국에서
    발매되면서 에바 캐시디는 일대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영국의 BBC 라디오에서 ‘OVER THE RAINBOW’가 우연찮게 전파를 타면서 BBC 청취자가 뽑은 20
    세기의 노래로 선정된 것이다. 그의 노래에 대한 인기는 폭발적이었고 결국 그의 앨범은 비틀즈의
    히트곡을 담은 앨범 ONE을 밀어내고 영국 앨범차트 1위까지 오르게 된다.
    영국에서 시작된 에바 캐시디 열풍은 미국에 재상륙했고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의 12월 베스트셀러
    차트 5위 안에 그의 앨범 4장 모두가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스팅(Sting)이 “이렇게 순수한 목소리는 아직까지 들어보지 못했다”고 극찬했던 ‘Fields Of Gold’가
    특히 미국에서 사랑 받았다. 평론가들은 “에바 캐시디는 포크, 블루스, 팝재즈, R&B, 가스펠 등 어떤
    노래도 부를 수 있고, 모든 곡들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해낸다”라고 사후에 평했다. 세상은 그가 떠난
    뒤에야 비로소 그를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 국내에 출시된 에바 케시디의 음반은 생전에 발매된 2종의 음반을 비롯해 사후에 공개된
    스튜디오 레코딩을 담은 CD 13종, LP 9종(180g)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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